저는 이럴 때 발치를 권하고, 이럴 때 살려 봅니다
살릴지 뺄지는 감이 아니라 몇 가지 확인 순서로 정합니다. 뿌리가 쪼개졌는지, 잇몸선 위로 남은 치아가 있는지, 뼈가 얼마나 남았는지를 보고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그대로 적었습니다.

"이거 빼야 하나요?" 라는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저는 살리는 쪽을 먼저 놓고 봅니다. 다만 살리는 것이 늘 옳은 것은 아니어서, 어느 지점에서 발치 쪽으로 넘어가는지 기준을 정해 두고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실제로 보는 순서대로 적어 보겠습니다.
첫째, 뿌리가 세로로 쪼개졌는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뿌리의 균열입니다. 치아 머리 부분이 깨진 것은 씌워서 해결할 수 있지만, 뿌리가 세로로 쪼개졌다면 그 틈으로 세균이 계속 들어와 어떤 치료로도 막을 수 없습니다. 이 경우는 살리려고 애쓰는 시간만큼 주변 뼈가 더 녹기 때문에, 저는 빼는 쪽을 권합니다. 균열은 방사선 사진에 안 보이는 경우가 많아 확대경으로 직접 보거나, 씹을 때 어느 방향에서 아픈지를 함께 확인합니다.
둘째, 잇몸선 위로 남은 치아가 있는지
씌우려면 보철이 붙잡을 치아 벽이 잇몸 위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충치가 잇몸 아래까지 깊이 내려가 남은 벽이 거의 없다면, 억지로 씌워도 힘을 받을 때 빠지거나 뿌리가 쪼개집니다. 다만 이 경계는 조금 여유가 있어서, 잇몸을 살짝 정리해 치아를 더 드러내거나 기둥을 세워 보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살리는 쪽으로 갑니다. 남은 벽이 얼마나 되는지는 충치를 다 걷어 낸 뒤에야 정확히 알 수 있어서, 치료 중간에 판단이 바뀌기도 한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셋째, 뼈가 얼마나 남았는지
잇몸병으로 치아를 붙잡는 뼈가 많이 녹아 흔들리는 경우입니다. 뼈가 뿌리 길이의 절반 이상 남아 있고 잇몸치료로 염증을 잡을 수 있다면 살려 봅니다. 뼈가 뿌리 끝 가까이까지 녹아 손으로 밀어도 크게 움직인다면, 그 치아를 붙들고 있는 동안 옆 치아의 뼈까지 함께 녹을 수 있어 빼는 쪽으로 기웁니다. 이때는 뺀 뒤 임플란트를 심을 뼈를 지키는 것까지 함께 생각합니다.
기준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위 세 가지에 분명히 해당하지 않는 치아가 사실 더 많습니다. 신경까지 닿은 깊은 충치, 여러 번 치료한 치아, 뿌리 끝에 고름이 잡힌 치아는 대부분 살리는 시도가 가능합니다. 재신경치료나 뿌리 끝 수술처럼 단계가 더 많은 치료가 필요할 수는 있고, 그 과정에서 살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런 치아를 처음부터 빼자고 하지는 않습니다. 임플란트가 좋은 치료이긴 하지만 자기 치아만큼 감각이 있지는 않고, 한 번 뺀 치아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뿌리 균열, 남은 벽 없음, 뼈 소실 세 가지가 발치 쪽으로 기우는 기준이고, 그 밖에는 살리는 쪽을 먼저 봅니다. 물론 살리려면 기간과 비용이 더 드는 경우가 있어 그 부분은 상담 때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어떤 방법으로 살리는지는 자연치아 살리기 안내에 적어 두었습니다.
예약 · 상담
아직 아프지 않을 때 오시면 선택지가 더 많습니다
증상이 애매해도 괜찮습니다. 전화로 상태를 먼저 말씀해 주시면 언제 오시는 것이 좋을지 함께 정합니다.
